[어느 해 결혼 기념일에 쓴 일기입니다...] 영일대 어느 찻집에서 차 한 잔 마시며그동안 고생했다고 지금까지 미안했다고그리고 항상 고마웠다는 내용의 몇 자 적은 나의 편지와 함께빨간 장미 한 송이를 건네줄 때아내가 두 눈에서 수줍음을 보였던 것을 보면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의 아내도 이제까지열아홉 나이를 숨기고 살아왔는지 모른다근사한 호텔에서 오색 불꽃 터트리며와인잔 부딪히는 결혼 기념일이내 아내라고 해서 왜 좋아하지 않겠나마는영일만 밤배의 아련한 불빛과쇠 만드는 공장의 야경으로 오색 불꽃을 대신하며 파도 소리 발 맞춰 바닷가를 걸으면서도과년한 딸 귀가 걱정에집 떠나있는 아들 안부 걱정에홀 시아버님의 잠자리 걱정에아내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던그날의 결혼 기념일...지금 생각하니나의 아내는 열..

2024년과 2025년~!그 시간의 전환점에서이제 우리는새로운 만남을 위해아쉬운 이별을준비하고 있습니다.힘들었던 일아쉬웠던 일소홀했던 일그리고이루지 못했던 것과이별을 고하고다가오는 2025년과행복한 만남을 위해지금 우리는새로운 각오로새 희망을 꿈꾸려 합니다.2024년 한 해우리는 주어진 길을스스로 선택해서묵묵히 걸어 왔습니다.항상 최선이라고생각했던 그 길은지나고 보니또 다른 최선의 길은얼마든지 많이 있었습니다.결국 생각의 문제였습니다.2025년에 걸어 갈 길은어떤 길인지 알 수는 없어도여태껏 걸어온 길과크게 다르지 않겠지요.어느 길이든욕심내지 않고후회하지 않는 길이 되길기대해봅니다.다가올 2025년에는더 멋있고더 행복한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며칠 딸집에 가면서 아내는 나에게 遺言 같은 말을 한다. '끼니는 절대 놓치지 마라'며 밥과 국, 그리고 전자렌지에 데우는 시간도 일러준다. 약봉지엔 날짜를 적어두고 옷은 매일 갈아 입고 장롱 어디엔 속옷도 있단다.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아내의 말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는다. 사랑을 함부로 얘기했던 젊은 시절이 부끄러웠다. 한 이불 속 오래 살면서 '먼저 떠나라'는 죽음마저 사랑으로 승화될 때, 부부의 사랑도 종교가 되는 듯하다. 그 교주가 내 아내다.

한때는 세상에 내 맘 같은 사람이 반은 넘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그러면 남도 그런 줄 알았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칠 때도 세상은 본래 마음먹는 대로 되지 않는 곳이라고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노력도 배반할 수 있고 눈물도 거짓일 때가 있음을 경험했다. 가끔은 사람만큼 삭막하고 무서운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꽃을 든 손으로 돌을 던지는 이중성도 목격했다. 세상 모든 힘듦과 아픔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난 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리라. 참고 잊혀지는 것이 삶인 것을, 걱정하지 않을께. 마음만큼은 잘 다스려라.